심사 경위
군산초단편문학상이 2024년 힘차게 또 한 걸음을 내딛는다. 이 모두가 그 어디에도 기댈 곳 없는 이 황량한 시대에 야트막한 사랑의 자리를 찾기 위한 치열한 암중모색을 멈추지 않는 분들 덕분이다.
올해도 예상을 훨씬 상회하는 작품이 도착했다. 투고작은 총 2123편(시 1209편, 소설 583편, 수필 181편, 시나리오 95편, 희곡 27편, 기타⋅미지정 28편)으로 작년에 버금가는 편수였다. 올해 심사는 작년과는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투고자들 각각의 혼신(魂神)이 담긴 작품들을 혼신(渾身)을 다해 읽어내기 위해서였다. 올해는 먼저 세 명의 예심위원이 투고작들을 나누어 읽고 본심 무대에 올릴 작품을 골랐다. 예심에서는 기존의 고착된 글쓰기 형식이 담아내지 못하는 새로운 현장에 주목하되 그 현장을 또 다른 형식으로 담아낸 압축적인 작품들을 우선적으로 골랐으며, 그 집요하고 까다로운 시선을 견뎌낸 작품들이 본심에 올랐다. 모두 26편.
본심은 네 명의 본심위원이 9편의 수상작을 골라내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본심에 올라온 작품 대부분이 대상이 되어도 손색이 없는 밀도와 열도, 그리고 혁신성을 내장하고 있어서 더 까다롭고 까탈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먼저 각 작품이 얼마나 기존의 형식을 넘어서는 실험적이면서도 압축적인 시도를 하고 있는지를 살폈고, 그 시도들이 높은 완성도로 구현되었는지를 따졌으며, 그리고 그렇게 혁신적이면서도 높은 완성도를 지닌 작품이 이 시대의 구체적인 보편성을 제대로 포착했는지를 토론했다. 본심위원 네 명의 철학과 문학적 취향이 각기 달라 토론의 과정은 지난했다. 각 작품의 장처는 물론 사소한 결점까지도 들춰내어 따져보아야 했으며, 짧지 않은 난상토론 끝에 당선작을 선정하였다.
다음은 치밀한 읽기와 심사숙고, 그리고 치열하고도 열띤 토론 끝에 결정된 수상작들이다.
대상(1명)
양서토
《낯선 사건에 바치는 뻔한 제물》(소설)
가작(3명)
김도란
《알로에 베라》(소설)
김영란
《옥서면 캘리포니아》(수필)
류지희
《돌의 계보》 외 2편(시)
응모우수상(5명)
김란
《아버지의 수의》(소설)
김희웅
《방생》 외 2편(시)
서윤
《코카콜라 맛있다》(소설)
신이령
《나의 우울은 어디에서 왔을까》(수필)
양휘호
《실명》(소설)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심사위원들의 검증을 넘어선 작품들이다. 많은 관심을 기대해본다.
우리들의 무모한 모험을 빛나는 성과로 빛내준 당선자들에게 축하의 말을 건넨다. 동시에 당선자들은 물론 모든 응모자들의 다음 작품도 기대한다.